들어가며: 투자가 아닌 '구조'가 궁금해졌다
요즘은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 시장의 흐름이 다소 주춤해서인지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 줄어든 것 같습니다. 하지만 불과 작년, 재작년만 해도 뜨거운 상승세에 전 국민이 코인 이야기를 하던 때가 있었죠.
저 역시 그 거대한 기류에 편승하고자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. 하지만 소위 '무지성 투자'의 결과는 뼈아픈 손실뿐이었습니다.
시장이 조금 잠잠해지고 나니, 문득 근원적인 궁금증이 생겼습니다. "도대체 이 수많은 코인은 왜 존재하는 걸까?"
왜 비트코인 하나로 끝나지 않고 수천 개의 알트코인이 파생되어 나왔는지, 왜 이토록 극단적인 급등락을 반복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싶어졌습니다. 그래서 이번엔 투자를 위해서가 아니라, **"이 생태계가 작동하는 구조"**를 이해하기 위해 피티(AI)와 긴 대화를 나누어 보았습니다.

1. 비트코인의 출발점: 탈중앙화의 꿈
대화의 시작은 '비트코인의 탄생 배경'이었습니다.
잘 알려져 있듯, 비트코인은 국가나 은행 같은 중앙 권력에 의존하지 않는 **'탈중앙화된 화폐 시스템'**을 목표로 세상에 나왔습니다.
-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고
- 복잡한 은행 절차를 거치지 않으며
- 개인 간(P2P)에 직접 거래가 가능하고
- 특정 국가의 정책에 좌우되지 않는 화폐
이 문제의식 자체는 명확했습니다. 2008년 금융위기 이후,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대안으로 비트코인이 등장했다는 점은 제가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.
2. 그렇다면 왜 수많은 '알트코인'이 생겨났을까?
여기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이어졌습니다.
"이미 비트코인이라는 대장주가 있는데, 왜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알트코인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까?"
피티와의 대화를 통해 정리된 제 관점은, 알트코인들이 단순한 비트코인의 복제품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. 그들은 **기술 개발을 위한 '자금 조달 수단(Funding Tool)'**으로서 등장했습니다.
3. 코인 발행 = 기술 벤처의 '펀딩'
기존의 기술 기업(스타트업)들은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캐피탈(VC)을 찾아다니거나,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주식 시장에 상장(IPO)해야 합니다.
하지만 암호화폐 세계에서는 훨씬 빠르고 간편한 방식이 가능했습니다.
- 프로젝트 팀이 코인을 발행한다.
- 그 코인을 시장(거래소 등)에 유통한다.
- 투자자들은 그 프로젝트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코인을 산다.
이 구조를 뜯어보니, 코인은 단순한 '화폐'라기보다 '개발 자금을 미리 당겨 쓰기 위한 수단' 혹은 **'아이디어 단계에서 거래되는 지분'**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
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돈이 필요하고, 코인 발행은 규제가 느슨한 상태에서 가장 빠르게 전 세계로부터 자금을 모을 수 있는 창구였던 것입니다. 즉, 암호화폐는 점점 '통화(Currency)'보다는 **'프로젝트 기반 자산'**의 성격을 띠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.
4. 탈중앙화를 외치지만, 현실은 중앙화되어 있다
대화를 이어가며 한 가지 아이러니한 지점을 발견했습니다.
"모두가 탈중앙화를 외치지만, 정작 거래는 가장 중앙화된 방식으로 하고 있지 않나?"
현실을 보면 대부분의 코인 거래는 '중앙화된 거래소(업비트, 빗썸, 바이낸스 등)'를 통해 이루어집니다.
- 상장 여부는 거래소(기업)가 결정하고
- 유동성은 특정 플랫폼에 전적으로 의존하며
- 실명 인증과 각종 정부 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습니다.
규제가 생길수록 개인 간 직접 거래는 오히려 어려워지고, 거대 거래소를 거쳐야만 하는 구조. 이는 초기에 비트코인이 꿈꾸던 '완전한 탈중앙화'의 이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.
5. 그래서 떠올랐던 비유: '규제 없는 비상장 주식'
이 모든 대화 끝에, 제 머릿속에 하나의 강력한 비유가 떠올랐습니다.
"이건 화폐라기보다, 규제가 거의 없는 '비상장 주식'에 더 가깝지 않을까?"
-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(백서) 하나만 보고 베팅한다는 점
- 주식 시장처럼 명확한 공시 의무나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
- 정보의 비대칭이 매우 크다는 점
- 실제 가치보다 기대감과 서사(Story)에 의해 가격이 요동친다는 점
'코인 발행을 통한 펀딩'이라는 관점에서 보니, 코인과 비상장 주식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었습니다.

6. 마치며: 미래의 화폐인가, 실험 중인 자산인가
이번 대화를 통해 제가 얻은 것은 암호화폐의 미래 가격에 대한 힌트가 아닙니다.
다만, 막연하게 '디지털 돈'이라고만 생각했던 암호화폐가 실제로는 **제도와 규제의 경계선 위에서 실험 중인 '거대한 프로젝트 자산 시장'**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.
화폐가 될지, 디지털 금이 될지,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주식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.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"왜 이렇게 많은 코인이 나오고, 왜 이렇게 가격이 움직이는지" 그 이면의 구조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.
과연 먼 훗날, 암호화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삶에 정의 내려질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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